[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전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기자간담회가 있어서 우연찮게 사천에 내려오게 됐다. 이에 2일 이순신바닷길을 걷기로 했다.

이순신바닷길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1592년(선조 25년) 5월 29일 선진 앞바다에서 최초로 거북선을 출정시켜 왜선 13척을 침몰시키고 승전한 사천해전을 기념한 도보길이다.

총 60km의 길이인데 6코스로 돼있다. 제1코스는 사천희망길이라고 해서 대곡숲에서 선진리성까지 13km정도이고, 제2코스는 최초거북선길로 선진리성에서 모자랑포를 거쳐 모충공원까지로 12km이다.

제3코스는 토끼와거북이길이라고 해서 사천대교에서 비토교를 거쳐 거북섬으로 이어지는 길로 16km이고, 실안노을길은 모충공원에서 삼천포대교공원을 거쳐 늑도유원지로 8km이고, 삼천포코끼리길은 코끼리바위에서 삼천포대교공원로 11km이다.

이날 걸은 곳은 사천터미널에서 늑도까지 대략 20~25km 정도이다. 사천터미널을 지나 사천 시내를 빠져나오니 KAI 본사가 눈앞에 보였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도맡아 하는 KAI이다. KAI 본사를 지나니 특이한 표지판이 보였다. ‘비행기 통과시 제차량 일시통제’였다. 전날 KAI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도로는 비행기가 다니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도로이다.

 

KAI 본사 옆 도로를 빠져나오니 본격적으로 해안도로가 시작됐다. 저 멀리 사천대교가 눈에 띄었다.

날씨는 다행히 따뜻하고 하늘은 청명했다. 도로를 따라 쭉 걷다보니 선지리성이 나왔다. ‘선진’은 싸움터에서 앞장서는 군대를 말한다.

기록에 따르면 선조 30년(1597년) 왜의 석만자가 이곳에서 지내면서 울산의 도산, 순천의 왜교와 더불어 3굴로 불렀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지은 성으로, 규모나 구조면에서 볼 때 활동의 주요 근거지로 만들어진 것이며, 이순신 장군에 의해 격파 당하기도 했다.

현재 흙으로 쌓은 성벽이 1km 가량 남아 있으며, 돌로 만든 누(樓)는 무너졌으나 대체로 성의 규모대로 터가 남아 있다. 그리고 선진리성에는 ‘이충무공사천해전승첩기념비’가 우뚝 솟아 관광객을 맞이했다.

제3코스인 토끼와거북이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삼천포대교공원에서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포기를 해야 했다.

삼천포대교공원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해안가 도로가 펼쳐진 것으로 마침 썰물 때인지 바닷가가 모습이 드러났으며 아낙네들이 굴을 따고 있었다.

모충공원을 지나 삼천포대교공원에 들어서니 거북선이 떡하니 반겨줬다. 거북선은 모형선으로 안을 구경할 수 있었다.

삼천포대교를 건너 초량대교를 지나 늑도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바다를 쳐다봤는데 물살이 워낙 거세 소용돌이가 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울돌목(명량)을 제외하고 가장 물살이 거센 지역이 바로 삼천포에서 늑도로 가는 이 지역이라고 한다.

늑도에서 다시 초량대교와 삼천포대교를 건너 삼천포대교공원에 도달하니 낙조가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낙조가 아름다운 곳이라는 정평이 나면서 사진작가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삼천포대교공원의 낙조가 유명한 이유는 빨갛게 물들어 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낙조는 장관이었다.

서산 넘어 햇님이 숨바꼭질 할 때 쯤 삼천포대교와 초량대교의 야간 조명이 켜지기 시작했다.

날이 더욱 어둑해질수록 삼천포대교와 초량대교의 야간조명은 더욱 선명해지면서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한편, 사천에는 항공우주박물관과 첨단항공우주과학관이 있다. 아이들에게 우주에 대한 새로운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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