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정민 기자] ‘직선’과 ‘사각형’을 고수해오던 전자·가전제품이 그 공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곡선형 모서리를 선택해 ‘디자인 가전’의 새로운 풍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이한 애플의 ‘아이폰’ 역시 곡선형 디자인으로 ‘뉴 제너레이션’을 맞이했다.

2008년 국내 처음 출시된 ‘아이폰 3G’는 미니멀한 사이즈와 둥근 모서리로 아담하고 ‘예쁜’핸드폰의 대명사로 인기를 얻었다. 또한 당시 휴대폰으로는 최초로 제품 뒷면부를 평면이 아닌 나선형으로 제작해 ‘휴대폰계의 이단아’로 자리매김했다.

그 후 직사각형 모양을 유지하던 아이폰은 2014년 ‘아이폰 6’에서 또 한 번의 변화를 시도했다. 측면부의 모서리를 없애고 부드럽고 둥근 형태로 마감하면서 더욱 얇고, 가벼운 아이폰을 만나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록 한 손 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와 시크한 직각형 모서리가 아이폰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던 팬들의 싸늘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2014년 4분기 아이폰6와 6플러스의 판매량 견인으로 스마트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비슷한 디자인으로 출시된 아이폰7 모델 역시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조사 결과, 2017년 1분기 2150만대로 점유율 6.1%를 차지하며 세계 출하대수 랭킹 1위를 유지했다.

‘곡선 트렌드’는 전자기기를 넘어, 둔탁하고 묵직한 이미지의 가전 제품에도 적극 적용되고있다.

세계적인 오디오 전문기업 뱅앤올룹슨의 ‘베오플레이 A9’는 원형 스피커를 출시하면서 음향기기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받침대를 활용해 세워두거나, 벽결이 형태로 이용되는 A9는 공간을 ‘미술관’으로 만드는 효과를 일으킨다. 뱅앤올룹슨은 ‘탁상 위의 보일 듯 말 듯한 네모박스’라는 기존 스피커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고, 커다랗고 동그란 원판형을 도입해 ‘디자인 가전’의 새로운 영역으로 이끌었다.

‘캡슐커피’로 업계를 평정한 네스카페 돌체구스토는 커피머신 라인업에 ‘곡선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마지막 커피 한 방울을 형상화한 외관은 제품의 고급스러움과 커피의 부드러운 맛을 직관적으로 표현, 눈으로 먼저 마시는 커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백색가전’의 대표주자였던 냉장고도 ‘곡선 열풍’에 합류했다. 코스텔은 콤팩드한 곡선형 디자인을 적용한 ‘모던 레트로 에디션 냉장고’를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미니멀리즘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고려, 안쪽 상단부에 냉동실을 배치한 원-도어 형태로 제작했으며 모든 모서리와 꼭지점을 둥글게 만들어 기존 ‘냉장고’의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부드럽고 개성있는 디자인 가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코스텔 관계자는 “딱딱하고 날카로운 이미지가 강했던 전자·가전제품이 ‘곡선’의 이미지를 도입하면서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며, “가전업계의 곡선 열풍은 2018년에도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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