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인사개입, 특혜 대출 등 온갖 구설수 난무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이 과연 가능할지에 대해 은행권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3연임을 하기에는 최근 구설수 등이 너무 많이 오르기 때문이다.

임기가 내년 3월이라는 점을 살펴볼 때 때 이른 관심이라고 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임기를 2개월 앞두고 회장추천위원회가 꾸려진다.

하지만 하나금융그룹이 최근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과연 김 회장의 3연임이 가능할지 여부에 대해 은행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구설수 등의 상황을 제외하고 하나금융지주 내부만의 구조로 살펴보면 김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 회장은 1952년 2월 11일 생으로 내년 3월에는 만 65세로 나이로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한 김 회장은 김승유 전 회장이 하나금융 고문에서 물러나고 김 회장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지난 2014년부터 이사회 입지를 다져왔다. 때문에 7명의 회장추천위원회에 영향력을 상당히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두 번째 임기 동안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조기통합을 이뤄내 현재 KEB하나은행을 만들었다는 점이 그야말로 김 회장에게는 유리하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하나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순이익 1조 3036억원을 올리면서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3연임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알려줄 것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노조에서는 그동안 김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된 인사전횡, 부당노동행위, 부실경영은 물론 최순실 특혜 등 온갖 구설수로 인해 3연임이 불투명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인사전횡 가운데 면책을 피하기 힘든 경우가 최순실씨의 KEB하나은행 인사개입이다.

이미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제기됐다. 여야 막론하고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에게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이상화 전 본부장의 승진을 김 회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는지에 대해 추궁했다. 당초 김 회장의 출석을 여야 의원들은 요구했지만 함 행장이 대신 출석한 바 있다.

김 회장이 이 전 본부장의 승진을 무리하게 강행한 것을 살펴보면 KEB하나은행 이사회에서는 당초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을 폐쇄하고 룩셈부르크 통합본부를 설립하려고 했지만 김 회장이 이 안건을 백지화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을 통합본부로 만들면서 이 전 본부장을 앉혔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이다.

이에 시민단체들과 하나금융 노조는 이를 문제 삼아 김 회장과 함 행장을 은행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또 김 회장은 지난해 개당 60만원 호가하는 줄기세포 화장품 40억원 어치를 구입, 전직원에게 나눠줬다. 문제는 이 화장품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진료 의혹으로 알려진 김영재씨 부인 회사 ‘존 제이콥스’가 만든 제품이다. 이에 노조에서는 화장품 구입 과정이 정당한 절차 없이 이뤄졌다면서 반납운동을 벌였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공개입찰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수의계약을 통해 화장품을 구매했다고 폭로했다.

김 회장과 비선진료의 김영재씨 부인 회사인 ‘존 제이콥스’와의 관계에 대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노조 탄압 의혹도 김 회장의 3연승에 걸림돌로 작동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통합 과정에서 외환은행 노조는 ‘2017년까지 독립경영을 보장한다’는 내용으로 서로 합의를 했지만 회사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노동관계법과 단체협약에 따라 적법한 총회를 열어 노사정 합의사항 준수를 요구했지만 외환은행은 노조의 총회를 위해 자리를 비운 직원 898명에 대한 징계를 추진했다.

또한 노조는 김 회장이 노조 활동에 개입,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노종조합 해산과 통합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에 개입해서 찬성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통합 하나금융노동조합 집행부 선거 개입, 전임자 장기간 미발령, 임금체납 및 각종 복리후생 미집행, 노사합의사항 미이행 등을 자행했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여직원을 성추행한 임직원들을 재취업시키는 등의 구설수로 인해 김 회장의 3연임에는 빨간 불이 들어왔다.

하나금융에서 여직원을 성추행한 가해자가 하나저축은행에 재취업되고, 경력 세탁을 통해 KEB하나은행 해외지점장으로 재채용된 사례가 있다.

또한 영리행위나 겸직을 금지하는 취업규정을 위반해 권고사직을 당한 사람을 지난해 KEB하나은행 본점 부서장으로 재채용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의 특혜 대출 논란도 김 회장의 3연임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카스트 특혜 대출은 특혜성 대출 의혹 중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이명박·박근혜정부를 거치면서 하나은행의 특혜성 대출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제시한  하나은행과 신용보증기금에서 받은 ‘아이카이스트 여신승인 심사 자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신보는 지난 2015년 아이카이스트가 특수관계인인 관계사에 1.7배 가깝게 보유 법인 값을 부풀려 팔아 부채비율을 정상화했다는 정황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대출 및 보증을 승인했다.

김 의원은 대출 당시 편법을 통해 부채비율을 줄인 것을 하나은행이 알면서도 배후에서 대출 특혜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 7월 14일부터 11월 25일까지 약 4개월 동안 아이카이스트에 4차례에 걸쳐 약 20억원을 대출해줬다. 신보는 같은 해 10월 20일 약 10억원 규모의 보증을 승인했다.

이후 KEB하나은행은 아이카이스트의 부실 발생으로 8억 5천만원의 미회수금이 발생했다. KEB하나은행은 이를 대손상각 처리해 신보는 하나은행에 보증했던 10억원을 대위변제했다.

더불어 하나금융과 관련한 각종 비리 의혹 기사들이 포털 사이트 등에서 자취를 감추는 사례가 많다. 미디어 전문지인 ‘미디어오늘’은 지난 1일 “하나금융그룹과 관련된 비판기사를 언론사가 보도를 하면 삭제를 하거나 수정되는 것이 다반사”라고 보도한 바 있다.

비판 보도가 삭제되거나 수정하는 것은 이른바 ‘광고’를 통해 언론을 통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미디어오늘 기사를 보면 일부 언론사들은 하나금융그룹 홍보실로부터 광고를 통해 언론을 통제하려고 시도를 했다는 정황이 담긴 내용이 있다.

즉, 하나금융그룹과 관련된 비판 기사에 대해 이른바 마사지를 하려고 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하나금융그룹 내부에서도 김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금융그룹 노조는 지난 10월 28일부터 3일 동안 하나금융그룹 전체직원 1만 20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하나금융지주 경영실태 및 김정태 회장 연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여론조사에서 ‘하나금융지주가 계열사 경영 및 인사개입으로 인해 폐해가 크다’고 답한 응답이 81%였다.

또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그룹 내 영업문화와 조직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답한 이들도 95%에 달했다.

아울러 ‘현재 김정태 회장이 하나금융지주의 수장으로 적합한가’에 대한 설문에는 응답자 가운데 4%만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3연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1%에 불과했고, 52%는 ‘지금 당장 퇴임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그룹 내부에서도 김 회장의 3연임에 대해 반대의 뜻을 보이면서 과연 김 회장의 3연임이 가능할지 여부가 점점 불투명해진 모습이다.

한편, 모든 구설수와 의혹 및 김 회장의 3연임 불투명과 관련해서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특별하게 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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