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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노인복지정책의 중심은 효(孝)김관용 / 경북도 지사

전 지역의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초등학생 100명 중 40명만이 조부모를 가족으로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그나마 이 아이들의 생각은 괜찮은 편이다.

5년 전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제2차 가족실태조사는 이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다. 무려 4명 중 3명이 조부모는 가족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이러한 인식은 노인복지 정책의 중요한 열쇠 중 하나가 가족공동체에 있음을 말해준다.

경북도의 노인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46만7천명에 이른다. 경기, 서울, 부산 다음으로 많으며 고령화율도 17.3%로 전남(20.1%)에 이어 둘째로 높다. 김천시 등 16개 시·군은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노인문제가 우리의 미래를 좌우하는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우리 경북도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노인복지과를 만들어 미래지향적인 노인복지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전달체계를 경북의 특성에 맞게 차별화했다.

우선 노년의 공포인 치매 조기검진을 위한 ‘경북형 치매극복 프로젝트’가 있다. 치매 검진사 5천명과 치매 서포터스 2만명을 양성하고 치매 쉼터 300개소 운영을 골자로 하는 이 사업은 어르신들의 큰 호평을 받으며 추진되고 있다. 버스에 병원 장비를 싣고 산간오지 어르신을 진료하는 ‘찾아가는 행복병원’도 경북이 자랑할 만한 정책이다.

홀몸 노인 공동주거 형태인 ‘공동홈’도 2020년까지 50개소로 늘릴 계획이며, 도내 경로당 7천600개소는 ‘행복경로당’으로 새롭게 단장되고 있다. 이외에도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 노인시설 안전설비 설치, 노인문화 활동지원 등을 펼쳐 나가고 있다.

올해부터는 노인복지정책의 중심에 ‘효’를 장착했다. 어르신에 대한 관심과 사랑, 즉 효가 복지의 기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선 6기 선거공약으로 ‘경북형 효복지모델’을 제시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기존의 노인복지과를 노인효복지과로 새롭게 정비했다. 예산도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8천240억원을 확보했다.

지금의 노인 세대들은 일제 강점과 전쟁을 겪으며 폐허가 된 조국을 맨손으로 일으켜 세웠다. 그 분들의 땀과 노력, 헌신적인 삶을 존중하고 경의의 박수를 보내드려야 한다. 풍부한 지혜와 경륜, 그리고 위기를 극복해 낸 저력은 소중한 자산으로 축적해야 한다. 무엇보다 노년을 행복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기반을 튼튼하게 구축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태양이 아무리 높이 떠도 그늘진 곳은 있기 마련이듯이 복지정책도 마찬가지다. 그물처럼 촘촘하게 준비해도 막상 일을 추진하다 보면 미처 챙기지 못하는 그늘진 부분이 생길 수도 있다. 아프고 외롭고 돈 없는 노인들에게는 물질로만 채워질 수 없는 정신적 그늘이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럴 때 가족이 필요하다.

노인복지에서는 그 어떤 정책도 가족을 대신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정책은 없다고 본다. 삶의 방식이 바뀌고 그에 따라 가족에 대한 인식도 변화함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가족을 만나는 그런 경북,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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