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문화공원에서 6200억 요진게이트 종식 위해 단식 농성 중인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 고철용 본부장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가면 일산문화공원이라고 제법 큰 공원이 있다. 이 공원은 일산 주민들이 쉼터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원이다. 이 공원에서 일주일 넘게 단식하는 한 사람이 있다.

지난 11일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면서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이 공원 한쪽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 고철용 본부장은 일주일 넘게 단식을 한 탓인지 몸은 상당히 약해져 있었지만 눈빛만은 초롱초롱했다.

고철용 본부장이 단식하는 이유는 ‘6200억 요진게이트’ 종식을 위해 요진개발 최은상 대표 구속수사는 물론 기부채납을 이행하라는 것이다.

당초 요진와이시티 주상복합단지 부지(백석동 1237번지 일대 11만1,013㎡)는 일산신도시 계획당시 유통산업 관련 단지(출판단지) 등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출판단지가 파주시로 확정되면서 관리변경이 설득력을 갖게 됐고, 고양시는 개발 허용에 따른 막대한 이익 특혜 시비를 없애기 위해 도로, 공원, 업무용지(빌딩) 및 학교용지 등(전체 부지의 32.7%, 36,247㎡)를 기부채납 받는 조건으로 요진개발이 추진하고 있는 ‘일산와이시티 복합시설’ 개발사업을 2010년 2월 2일 승인했다.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는 요진개발이 지난해 6월 와이시티 주상복합아파트 사용승인(준공) 전에 업무용지(빌딩 및 학교용지에 대한 기부채납 약속을 이행해야 함에도 지금까지 1원도 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본부는 지난 4월 요진개발 기부채납 미이행과 관련해서 요진개발 최은상 대표 등을 고소했고, 5월과 7월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최 대표가 구속될 때까지 단식을 하기로 고 본부장은 결심을 했다.

고 본부장은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단식 7일차를 맞이했다. 단식장소인 일산문화광장 파고라 지붕 밑 벤치에는 1인용 간이침대가 마련됐고, 생수와 소금 등이 있었다. 그리고 추위를 견디기 위해 이불 및 담요 등이 있었다.

고 본부장은 힘겹게 “많은 시민들과 단체 그리고 정치권 관계자들이 단식에 대해 관심을 가져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일 고양시의회에서 조사특위를 구성하게 됐다. 고양시의회가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 본부장은 “하루빨리 기부채납을 환수하는 것을 목표로 여·야 의원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가 가장 경계하는 부분은 전현직 고양시장 및 고양시 공무원들에 대한 책임추궁으로 비쳐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부채납을 환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에 여야 의원들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이날 오후에는 고양시 일산동구보건소 이동보건팀이 방문해 단식 7일차를 맞은 고 본부장의 간단한 건강체크가 있었다.

이동보건팀 간호사들은 혈압과 혈당을 체크하고 단식을 만류했지만 고 위원장은 단식을 끝까지 이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단식을 하면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역시 배고픔이다. 그리고 일교차가 커지기 시작한 요즘이기 때문에 새벽에는 찬공기가 자신의 폐부를 찌르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는 것이다.

공공장소인 일산문화공원이기 때문에 천막 사용은 불법이다. 때문에 파고라 지붕 아래에서 간이침대만 놓고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새벽에 찬바람이 온몸을 감싸고 돌면서 추위를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대표의 구속수사와 기부채납 이행을 위해 단식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단식하는 일산문화광장에는 고 본부장의 단식을 지지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그리고 단식에 동조하는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 회원들은 ‘고양시민의 재산 6200억원을 되찾자’라는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시민들 역시 유인물을 열심히 읽으면서 고 본부장의 단식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한편, 고양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부채납 이행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고양시도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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