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어기선 기자]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 회사는 29일 일제히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 승인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마지막 사내절차가 마무리됐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해,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체제 전환을 지속적으로 천명해왔다.

이 같은 지배구조 개선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지난 4월, 롯데제과 등 4개사의 이사회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과 분할합병을 결의함으로써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주총 안건은 각 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의결권 수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 원안대로 승인됐다. 4사 모두 참석 주주의 90%에 가까운 압도적인 찬성표를 받았다.

이날 주총에는 법원이 선임한 검사인도 참석해 주총의 적법한 진행에 대해 충분한 검사권한을 행사했으며, 기타 분할합병과 관련된 다른 안건도 상법이 정한 절차와 요건에 따라 승인했다.

이로써 4개 회사는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각각 분할되고,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회사의 투자부문이 합병되어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10월 초 출범한다. 이 회사는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분할합병 기일은 10월 1일이 되며, 4개 회사(사업부문)의 주식은 오는 10월 30일경 유가증권시장에 변경상장 절차를 거쳐 거래가 재개될 예정이다. 롯데지주의 주식 역시 10월 30일경 변경상장 및 추가상장 절차를 거쳐 거래가 재개된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 4개 회사가 상호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관계가 정리돼 순환출자고리가 대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롯데는 지난 2015년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고리를 순차적으로 해소해 현재 67개로 줄였으며, 이번 분할합병으로 18개까지 줄이게 된다. 순환출자고리 해소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돼 경영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주중심의 경영문화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됐던 기업가치에 대해 시장의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상당한 주가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국민연금기금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및 기관투자자들도, 롯데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찬성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근 롯데는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4개 회사의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이고, 중간배당도 적극 검토할 계획을 밝히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더욱 강화해나가고 있다.

롯데지주를 비롯한 관련 4개사 모두, 보다 좋은 실적으로 주가상승과 배당증대 등으로 주주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커뮤니케이션팀장 오성엽 부사장은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기업운영을 하겠다는 롯데의 의지에 공감해 이번 분할합병을 승인하고 성원해주신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께 깊이 감사 드린다”며 “이번 분할합병 진행 과정에서 제기된 시장과 주주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해 향후 절차도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은 신동빈 회장의 경영 지배체제가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게 되면서 지배구조 투명성이 확보됐다.

아울러 롯데그룹이 이제 더 이상 일본 기업이 아닌 국내 기업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일본기업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 합병을 계기로 일본기업 논란에서 벗어나는 한걸음을 뗐다.

그동안 한국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은 호텔롯데가 해왔는데 호텔롯데의 지분 98%는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롯데지주가 보유하게 될 계열사 지분이 호텔롯데보다 많아져 일본계 주주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신 회장의 지배력은 더욱 강화된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쇼핑, 롯데푸드 등 핵심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주회사가 된다.

지주사에 대한 신 회장의 지분은 20%에 달하고 우호 지분까지 포함하면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 측이 생각하는 가장 완벽한 시나리오는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해서 호텔롯데와 롯데지주를 합병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되면 신 회장의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완벽하게 된다.

문제는 이번 4개 계열사의 합병을 두고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주사 전환에 반대하는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이성호 대표는 이날 주총이 시작하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롯데가 무리하게 추진하는 데는 목적이 하나 밖이다”면서 “신 회장의 지배권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 대표는 “롯데마트가 3천억원을 긴급수혈하는 등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으로 인한 피해를 소액주주가 보게 된다”면서 “지주사 안건이 통과되면 롯데에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이다. 또한 또 다른 변수가 하나 있다. 그것은 오는 10월 신 회장에 대한 횡령·배임죄 재판 1심 선고이다.

만약 신 회장이 유죄 선고를 받을 경우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총수로서의 신 회장에 대한 자격을 문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신 전 부회장은 계속해서 신 회장에 대한 소송전과 여론전을 계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신 전 부회장이 롯데지주의 탄생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신 회장에 대한 소송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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