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픽사베이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유럽발 계란 살충제 파문을 불러일으킨 네덜란드산 계란과 알가공품 등 외국산 계란과 알가공품이 국내에 대량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해당 국가의 계란과 알가공품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검출되지 않았으니 안심하고 섭취를 해도 된다고 하지만 계란포비아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관세청 무역통계자료를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되지 않은 신선달걀은 올 7월말 현재 1837톤이 수입됐고 중국산 훈제구이란 270여톤, 그리고 중국 독일 미국 태국 등으로부터 달걀외 신선란이 지난해 6만 4천여톤에 이어, 올 7월 4만 4천여톤이 수입됐다.

특히 종란(부화용), 냉동전란, 냉동난백 등이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 파동이 불어닥친 올 7월까지 수입된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추적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수입업체들은 관세율이 27%에 달하는 달걀전란(냉동) 보다는 관세율이 8%인 기타전란(냉동)으로 알가공품을 많이 들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산 달걀 및 알가공품 품목별 수입실적은 식용란은 올해 2월 10kg이 수입됐고, 종란은 올 6월과 7월 각각 19톤과 38톤이 들어왔다.

건조전란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36톤과 38톤이 수입됐다. 냉동전란은 2016년 158톤, 2017년 85톤이 통관됐다.

건조난백은 지난해 30톤, 올들어 54톤이 수입됐고, 냉동단백은 지난해 2kg밖에 들어오지 않았으나 올 7월 현재 243톤이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에 의하면 벨기에에서 지난해 11월 이미 네덜란드산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 피프로닐이 검출됐다는 보고서나 나온 것을 비롯해 네덜란드 현지에서 1년이상 피프로닐을 원료로 한 벨기에산 살충제가 가금류에 사용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해와 올해 무역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제의 네덜란드산 신선 달걀과 알가공품이 다량으로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검역과는 “2017년 6월 닭고기 계열기업인 사조팜스가 네덜란드로부터 육계 병아리 부화를 위한 종란을 들여 왔다”면서 “이 종란의 부화율은 86%, 병아리 생존율은 99%의 생존율을 기록해 별다른 이상한 점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올 6월~7월 수입된 종란은 병아리 49만마리를 부화할 수 있는 물량이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대 교수는 “그동안 종란의 살충제 오염을 문제삼은 일은 없었다”면서 “더구나 산란용이 아닌 육용 병아리 부화를 위한 종란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이와 함께 “수입 후 유통단계에 있는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산 알가공품에 대해서는 잠정적으로 판매를 중단시키고 제품을 수거해 3개월간 검사키로 했다”며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산 계란을 함유한 과자 등 가공식품을 섭취해도 건강에 해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앞서 네덜란드 식품업계 이익단체인 FNLI는 8일 ‘달걀을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의 경우 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이 사용됐다고 해도 그 농도가 낮아서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자체 조사 결과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소비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네덜란드 식품 감시단체인 ‘푸드와치’는 “어떤 식품을 대상으로 피프로닐 검사를 했는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식품업계 자체조사를 통해 피프로닐에 크게 오염된 식품이 없다고 결론내리는 것은 너무 섣부른 짓”이라며 “식품검사 당국은 경제적인 파장보다는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비난하고 나서 살충제 달걀 논란을 키웠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는 2013년 축산물위생관리법 소관부처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이관되면서 같은 축산물을 통관하는데 가축질병 검역업무는 농식품부, 안전성 검사업무는 식약처가 이중으로 구분해서 처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에선 농장에 대한 계란 전수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식약처는 빵과 과자, 만두, 소시지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등 수입 계란과 계란가공품으로 만든 가공식품에 대한 검사는 이뤄지지 않다시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살충제 계란 파동이 불어닥쳤음에도 수입 계란과 계란가공품에 대한 검사는 미생물에 머물러 있었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식약처가 국산 달걀에서 살충제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힌지 며칠 지나지 않아 농식품부가 실시한 검사에서 국산 달걀에서도 피프로닐이 나와 우리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자국에서 조차 반발을 사고 있는 살충제 달걀 파문의 진원지인 네덜란드 식품업계의 섣부른 안전 진단을 그대로 옮기기 보다 철저한 수입 검역체계와 추적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식약처는 지금 유럽에서 소비자 시민단체들이 문제의 달걀을 원료로 사용한 빵과 과자의 유통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에서 안전하다고 섣불리 장담하기보다 수입 식용달걀에 대한 안전성 검사 범위와 기준을 확대·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아직 국내외를 막론하고 부화용 수정란의 살충제 오염에 대한 문제제기는 없는 상태지만 부화된 병아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검토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올들어 7월말 현재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 등지에서 수입된 계란 및 계란가공품은 지난해 총수입량 1921톤보다 427%많은 1만톤에 달하고 있다”며 “세계 선두를 달리는 축산국가인 네덜란드에서 살충제 계란 사태가 비롯했다는 것은 전세계가 살충제 계란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만큼 나라를 구분치 말고 미국, 중국, 유럽, 태국 등지에서 수입된 계란 및 계란가공품을 철저하게 검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2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서 “지난 20일부터 수입 계란과 계란가공품에 대한 살충제 성분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까지 검사한 계란과 계란가공품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