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박근혜정부 청와대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백서(白書)’란 정부가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의 문제에 대해 그 현상을 분석하고 장래의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발표하는 보고서를 말한다.

백서의 기원은 영국 정부의 외교 정책을 발표하는 공식 문서에서 비롯했다. 17세기 영국에서는 정부의 외교 정책 보고서 표지에 흰 표지를 붙이고, 의회 보고서에는 푸른 표지를 붙였다. 여기에서 비롯돼 정부가 시정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는 보고서를 백서라고 부른다.

박근혜정부가 4년여 임기 동안의 성과를 평가하는 ‘박근혜 정부 정책백서’를 발간했다. 그런데 내용 상당수가 자화자찬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국정과제의 85%가 완료되거나 정상추진됐다고 평가를 했고,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에 대해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 등의 자평을 했다.

백서라는 공간이 자화자찬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백서를 만드는 이유는 그 시대의 현상을 분석하고 장래의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발표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후대에게 반면교사로 삼기 위한 것이다. 그러자면 그 시대의 치부도 드러나야 한다. 즉, 잘된 점만 기술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도 기술을 해야 한다.

박근혜정부가 백서를 발간했다고 하기에 어느 정도 자화자찬이 들어갔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박근혜정부는 탄핵 당한 정부다. 때문에 탄핵을 왜 당했는지에 대한 기술이 분명히 필요하다.

후대 정부도 탄핵을 당하지 않으려면 탄핵 당한 정부가 어떤 잘못을 했기 때문에 탄핵을 당했다라는 분명한 기술이 필요하다.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왕의 행적 등이 자세하게 기술돼 있다. 왕의 치부까지 기술했다. 그 이유는 후대 왕이 반면교사로 삼아서 어진 임금이 돼달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박근혜정부의 백서는 빵점을 주고 싶다.

박근혜정부의 백서에 가장 중요한 것은 왜 탄핵을 당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자세하게 기술해서 더 이상 이런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후대를 위한 백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발간된 이 백서는 오로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위한 백서 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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