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픽사베이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인격모독과 성희롱 등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감정노동자들의 인권 보호장치가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대인서비스를 하는 전화상담원 등 감정노동자들은 폭언이나 폭행, 성희롱 등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 결과 고객상담원은 감정노동 강도가 가장 높은 직업 9위에 오르는 등 감정노동자가 받는 스트레스가 다양하다.

이에 기업들은 감정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위메프, 이마트, 현대카드 등은 만약 고객이 폭언이나 성희롱 등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경우 먼저 전화를 끊을 수 있게 했다.

실제로 전화를 먼저 끊고 난 후에 다시 고객이 전화를 했을 경우 고객의 반응이 좀더 차분해지는 실험결과도 나왔다.

또한 금융권과 통신사를 중심으로 AI 상담원을 적극 도입하는 경우도 있다. AIA생명은 ‘AIA On’으로 불리는 AI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콜센터는 SK(주) C&C가 개발한 AI 에이브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콜센터 이용자의 편의를 높이고 비대면 상담의 최접점인 상담원의 업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AI와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에 돌입했다.

LG전자도 올초 스마트폰 AS 시스템에 딥러닝 기반의 AI를 도입했다. 가전 제품에 이어 AS시스템에도 AI를 접목해 고객 맞춤 서비스를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로 AI를 활용해 고장 사례와 수리 방법을 데이터베이스(DB)화 한다.

AI 콜센터를 도입하면서 감정노동자들의 감정노동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감정노동자의 고용 숫자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고객의 폭언이나 성희롱 등을 줄이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도 개발됐다. GS칼텍스가 주관하는 ‘세상을 바꾸는 에너지, 마음이음 연결음’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통화 연결음을 콜센터 직원 가족의 목소리로 대체한 것이다. 콜센터 상담원의 아버지와 남편·나녀 등이 “착하고 성실한 우리 딸이 상담 드릴 예정입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우리 엄마가 상담 드릴 예정입니다” 등의 메시지가 통화 연결음으로 채택된 것. 해당 프로젝트는 한국GM 콜센터에서 5일간 진행됐다.

이 프로젝트가 진행된 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상담원의 스트레스는 79%에서 25%로 감소했다.

고객들로부터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은 상담원은 0%에서 25%로 크게 늘어났다. 통화 연결음을 들은 후 “멘트가 참 좋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등 친절한 한마디를 남긴 고객은 58%에서 66%로 늘었다.

이처럼 악성 고객으로부터 상담원을 보호하려는 노력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일부 실험은 성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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