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정민 기자] # 직장인 권명은(33) 씨는 퇴근 후 종종 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하루의 피로를 풀곤 한다. 집에서 편하게 마시는 맥주 한 캔은 일상에 지친 권 씨에게 큰 위안이 된다. 요즘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안주 제품도 시중에 다양하게 나와 있어 안주를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회식 자리의 과음이 잦던 예전과 달리, 최근 음주 문화가 변하고 1~2인 가구가 늘면서 권 씨처럼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늘고 있다. 특히 맥주는 여름철 무더위와 맞물리며 이색적인 맛과 가격 경쟁력으로 가히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맥주 매출은 전년에 비해 21.8% 증가해, 전통적인 인기 상품인 라면을 제치고 매출 1위 자리를 꿰찼다.

롯데마트의 수입맥주 매출은 올해 처음으로 생수 매출을 앞질렀으며 편의점에서도 맥주 라인업을 강화하며 혼술, 홈술족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가정에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맥주와 곁들일 수 있는 간편 안주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년 전부터 ‘비비고 왕교자’를 앞세워 여름철 맥주 안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왕교자 만두와 맥주를 합친 ‘왕맥’ 마케팅으로 지난해 여름철(5월~8월) 월 평균 매출 90억 원을 달성했다. 만두가 젊은 홈술족 사이에서 새로운 안주로 주목 받으며, 계절적 비수기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다.

​동원F&B는 최근 소시지와 소스를 컵에 함께 담은 ‘더퀴진(The Cuisine)’ 3종을 출시했다. 훈연 방식으로 식감을 살린 비엔나소시지에, 카레 가루나 고르곤졸라, 할라페뇨 등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소스를 한 컵에 담은 제품이다. 전자레인지에 40초만 데우면 근사한 맥주 안주가 완성된다.

​2~3인용으로 소포장된 오뚜기 냉동피자(콤비네이션, 불고기, 고르곤졸라, 호두&아몬드 등 4종) 역시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되는 제품으로, 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화제를 모았다. 4천 원 대로 가성비도 높고 맛도 좋아 ‘피맥(피자와 맥주)’ 열풍과 함께 맥주 안주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요리 과정이 간단하긴 하지만 이마저도 번거로운 홈맥족을 위한 스낵형 안주도 인기다.

​GS25는 간편하고 색다른 안주를 즐기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철판구이오징어와 볶음땅콩’, ‘유어스 매콤쫀득황태’, ‘자일리톨 아몬드’ 등 안주 3종을 선보였다. 오징어, 땅콩, 아몬드, 황태 등 맥주를 마시는 연령대가 고루 즐길 수 있는 재료를 사용했으며 기존에 없던 맛을 구현했다. 1~2인용 소량 패키지로 구성해 혼자 술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육포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며 맥주 애호가들에게 사랑 받아온 샘표의 ‘질러’는 한입포크, 견과 스낵 등 카테고리를 넓히며 홈맥족의 입맛을 끌어당기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인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해 돈육포의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약 2.4배 성장했다. 샘표는 새로운 육포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하고, 맥주 안주로도 제격인 돼지고기와 치즈, 너츠를 활용해 ‘질러 한입포크’, ‘질러 한입포크 치즈’, ‘질러 한입포크 너츠’ 등 3종을 내놓은 것이다. 한입 크기로 진공 개별 포장돼 있어 간편 안주로 안성맞춤이다.

​이와 함께 바삭한 식감이 일품인 ‘질러 견과 스낵’은 구운 양파 맛, 새우 마요네즈 맛, 바나나 맛 등 차별화된 맛으로 홈맥족에게 재미를 더해준다.

​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편하게 맥주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이들을 위한 간편 안주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예전에는 오징어나 땅콩 같은 마른 안주가 홈술족의 주된 안주였다면, 이제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보다 세분화되면서 간편 안주도 다양화∙고급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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