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도형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독(毒)이 돼버렸다. 당 안팎에서는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으면서 이대로 가면 분당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일단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인물이다. 통상적으로 패배한 인물이 정치적 재개를 하는 시기가 대략 1년 이상은 지나야 하는 것이 정치권의 관례였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그 관례를 깨고 전대 출마를 선언했다. 물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있기 때문에 안 전 대표가 정치적 자숙 기간이 없이 전대 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 맹렬한 비난을 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 증거조작 파문이 일어났고, 그 정치적 책임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기소된 인물들 면면을 살펴보면 안 전 대표의 측근들이다. 때문에 안 전 대표가 정치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더욱이 안 전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사과 대국민 기자회견까지 했다.

이런 이유로 전대 출마를 선언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다. 더욱이 무엇보다 안 전 대표의 출마는 국민의당을 분열로 몰아넣고 있다. 기존 출마자들로서는 뻘쭘해진 상황이다.

기존 출마자인 정동영·천정배 의원 등은 출마를 포기할 수도 없을뿐더러 출마를 계속 유지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안 전 대표의 출마가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정치적 타격을 입힌 것이다.

벌써부터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탈당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된다면 국민의당은 안철수 사당이 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크게 두 세력으로 나뉜다. 하나는 안철수계 인사들이고, 또 다른 하나는 호남계 인사이다. 하지만 호남계 인사도 두 세력으로 또 다시 나뉜다. 박지원 전 대표를 추종하는 전남세력과 정동영 의원을 추종하는 전북 세력으로 나뉜다. 설사 안철수계가 전남 세력과 동거 상태에 들어간다고 해도 전북 세력은 그야말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기 때문에 상당한 분노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전북 민심은 전남 민심에 비하면 국민의당에 대해 호의적이지가 않다. 다시 말하면 이대로 총선을 치른다면 전북 의원들은 죄다 낙마할 수도 있다. 때문에 전북 지역 정치인들로서는 앞으로의 살 길을 찾아야 하는 그런 상황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대로 가면 국민의당의 분당은 시간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욕심이 국민의당을 둘로 쪼갤 것이라는 소리도 있다.

국민의당은 현재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대부분은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아마도 전당대회를 치르게 된다면 안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이후의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분당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분당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분당 사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은 사실상 분당 사태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