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강민수 기자]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소장 박종익)는 ‘중원(中原) 지역 제철기술 복원연구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충주 칠금동 제철유적에 대한 2차 발굴조사 결과, 제련로 8기, 소성(燒成, 불에 맞은 흔적) 유구 1기 등 다수의 백제 제철유구를 확인했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국내 3대 철 생산지이자 다수의 제철유적이 남아 있는 충주 등 중원 지역을 중심으로 고대 제철기술을 복원하기 위해 2015년부터 중장기 학술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2차 조사는 ‘충주 탄금대’(명승 제42호)의 남쪽 경사면 지역을 대상으로 작년 1차 조사에 이어 지난 3월부터 하고 있다.

조사 결과, 200여㎡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공간에 4세기대 백제의 대표적인 원형 제련로를 무려 8기(4호~11호)나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당시 백제인들이 이곳에서 집약적으로 철 생산을 해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면적당 조업구역의 밀집도로는 지금까지 발굴된 제철유적 중 가장 높다.

현재까지 6호와 7호, 8호와 9호, 10호와 11호 제련로 등에서는 과거에 쓰던 제련로 위에 새 제련로를 다시 축조해 사용한 중복양상이 확인됐으며, 4호 제련로의 경우 상부에서는 슬래그(Slag, 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가 흐른 원형의 수혈(구덩이) 유구가, 하부구조 바닥에서는 다수의 불탄 목재가 확인된 소성(燒成) 유구가 나와 제련로까지 합치면 총 3기의 유구가 겹쳐진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참고로, 제련로는 상부와 함께 조업면 아래의 하부구조, 슬래그 등의 불순물을 받는 배재부(排滓部)가 함께 제작된다. 그러나 충주 칠금동에서는 노를 상하 또는 좌우로 교차해 다시 축조하면서 이전 제련로의 하부구조나 배재부를 재활용함으로써 효용성을 높이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제련로가 상하로 중복 축조된 것은 충주 칠금동 발굴현장이 오랜 시간 제철 조업을 해왔던 공간임을 알려주는 것으로, 당시 백제인들이 한반도 3대 철광 산지이자, 남한강 수운(水運)을 통한 유통 중심지인 충주의 탁월한 입지 조건을 기반으로 장기간 철 생산을 해왔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제철 유적 이외에도 조선 시대 후기로 추정되는 건물지도 확인되었는데, 중앙에 단단하게 다져진 방형 공간(한 변 길이 7.3m)의 주변으로 적심(積心)이 2열씩 돌아가는 구조이다. 유적의 성격에 대해서는 앞으로 보강조사를 통해 밝혀 나갈 예정이다.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 3년간 조사지역을 주변으로 확장하여 더 심층적인 학술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발굴조사뿐만 아니라 제철기술 복원실험, 자연과학적 분석과 민속조사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력을 통해 고대 제철기술을 복원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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