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이제부터 신격호 체제로 접어들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 양쪽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롯데주식회사를 창업한지 70년 만에 일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달 24일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이사직을 연장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그리고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지난해부터 롯데제과,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국내 주요 계열사의 이사직을 내려놓음으로써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밟았다.

그런데 이제 일본 롯데에서도 이사직을 내려놓음으로써 사실상 롯데그룹에서 신격호 명예회장의 입김은 이제 더 이상 작용하지 않게 됐다.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은 지난 2015년 첫째 아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둘째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이의 경영권이 불거지면서부터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을 앞세워 롯데그룹을 차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신격호 명예회장은 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전격해입횄다. 이후 신격호 명예회장은 정신건강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대법원은 한정후견인 지정 선고를 내렸다.

그리고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을 확실하게 장악하게 됐고,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입김은 점차 사라지게 됐다. 이제 신격호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면서 신동빈 회장 체제로 완전히 굳어지게 됐다.

신동빈 회장은 국내 사업에서 다양한 M&A를 추진하는 등 신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롯데글부은 지난해 기준 총 매출액 92조원, 해외매출액 11조 6천억원, 직원수는 12만 5천명의 규모로 국내 재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에는 123층 롯데월드타워도 정식 개관했다.

롯데그룹은 기업 내부를 재점검하고 그룹을 쇄신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지주사 전환 등 기업 개편작업을 중심으로 한일 롯데그룹의 신동빈 체제 구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동빈 체제를 유지하기에는 쉽지 않은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국정농단 등 여러 건의 재판이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1750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아울러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서 70억원대 뇌물 공여 혐의도 받고 있다.

현재 출입금지가 풀렸지만 두 가지 사건의 재판이 지속되는 이상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재판에 참석해야 한다. 그만큼 움직이기 불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롯데그룹의 타격은 1조원 정도의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한국 여행 금지로 인해 면세점 매출이 20% 가량 감소했다. 또한 중국 내 롯데그룹의 사업 역시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

때문에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문제를 대처하기 위해서는 신동빈 회장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데 국내 재판에 묶여 있는 관계로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만약 재판 결과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면 면세점 사업 뿐만 아니라 경영권 방어 자체가 어렵게 된다.

지금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다소 물러나 있는 모습이지만 만약 신동빈 회장이 유죄 판결이라도 받게 된다면 형제의 난은 또 다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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