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유통업계는 죽을 맛이다. 특히 신세계는 설상가상이다. 왜냐하면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우원식 의원이 선출됐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통산업 공약으로 ‘골목상권 살리기’ 일환으로 복합쇼핑몰 규제와 시간당 최저임근 인상 공약을 내놓았다.

기존 규제에서 제외돼 있는 복합쇼핑몰도 대형마트와 같이 출점과 영업규제 대상에 올리고 대형마트를 포함해 유통업체들의 의무휴무일 지정을 더욱 확대한다는 것이 공약의 핵심 골자이다.

결국 복합쇼핑몰도 대형마트와 같이 출점, 입지조건, 영업시간, 의무휴일 등의 규제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우원식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우원식 원내대표의 선출은 유통업계에서는 마른하늘에 벼락이 치고 우박이 내린 형국이다. 왜냐하면 당내 을지로위원회를 지금의 을지로위원회로 성장시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을지로위원회가 비정규직 차별 해소, 대규모 점포의 출점으로 인한 지역상권 피해 이슈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성과를 냈다. ‘을지로위원회’는 남양유업과 롯데 세븐일레븐 등 유통업계의 불공정거래, 삼성전자서비스 등의 간접고용 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 활동했다.

이런 을지로위원회를 이끈 인물이 우원식 원내대표이다. 이제 원내대표가 됐으니 그야말로 날개를 단 형국이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은 을지로위원회를 범정부 차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을 했다.

이런 상황이 된다면 결국 유통업계는 그야말로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온 기업은 아무래도 신세계이다.

신세계그룹은 부천시와 당초 12일 부천시 상동 영상복합단지 내 백화점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하려고 했으나 계약이 미뤄졌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페이스북에 “신세계 측의 갑작스런 요청으로 계약이 체결되지 못했다”며 “신세계가 연기를 요청한 이유는 새정부가 출범한 상태에서 바로 계약을 체결하면 정부에 미운털이 박혀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이곳에 복합쇼핑몰을 지으려고 했지만 주변 상인들의 반발로 백화점으로 계획을 바꿨다. 하지만 반빌이 수그러들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부천시를 방문, 재검토를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을지로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신세계는 계약을 일단 미룬 것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반대하시는 분들과의 대화와 설득을 충분히 하기 위해 계약을 미룬 것 뿐”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탄생에 따른 정치적 부담 때문에 계약을 미룬 것처럼 비쳐지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상당히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더욱이 신세계그룹은 고양 삼송, 안성, 인천 청라 등 2020년까지 수도권 4곳에 스타필드 매장을 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경남 창원에도 스타필드 창원이 들어선다. 만약 문재인 정부 하에서 주말 의무휴업이 도입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는 그야말로 ‘죽을 맛’인 셈이다. 무엇보다 신세계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최근 구학서 고문이 이화여대 특강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촛불로 바뀐 정권은 우매한 민중이 이끄는 민주주의다”라고 혹평을 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미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분”이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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