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청와대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이후 일주일이 지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일주일을 표현하자면 ‘나라를 나라답게’였다. 그 일주일 동안 경천동지(驚天動地)했다. 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렸다. 문재인 대통령의 일주일은 그야말로 파격에 파격의 연속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낯선 풍경에 대해 국민은 때로는 놀라고 때로는 흥미로워했고, 때로는 감사의 인사를 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은 우선 소통으로 발현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통 이미지가 강했다는 이유 때문인지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 행보에 대해 국민은 환호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10일 첫출근은 ‘셀카’ 전쟁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홍은동 자택을 나서 청와대로 출근을 할 때 기다렸던 지지자들이 연호를 했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서 스스럼없이 이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셀카 세례를 받았다. 물론 경호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돌발행동에 진땀을 빼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취임식을 마친 후 청와대로 들어갈 때에도 선루프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던 국민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른바 카퍼레이드를 펼친 것이다. 현역 대통령이 카퍼레이드를 한 것은 그야말로 오랜만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있었다. 춘추관은 기자회견장이다. 대통령은 주로 기자회견을 할 때에나 춘추관에 온다. 때문에 대통령 얼굴을 춘추관에서 보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날 춘추관에 와서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의 내정을 발표했다. 현역 대통령이 국무총리 내정자 인선 발표를 직접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그 다음날에는 청와대 수석들과 오찬을 했고, 오찬이 끝난 후 커피를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기도 했다. 대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함께 했던 출입기자들과 휴일에는 북악산 등산을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기능직 사람들과 오찬을 하기도 했다. 청와대 기능직 사람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한다는 소식에 처음에는 ‘거짓말’이라면서 믿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김정숙 여사의 파격적인 행보도 눈에 띈다. 홍은동 자택에서 청와대 관저로 이사하는 날인 13일 한 민원인이 홍은동 자택을 찾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배가 고피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김정숙 여사는 라면이나 먹고 가라면서 방울토마토, 족발, 국수 등을 싸주기도 했다. 비록 민원인의 민원을 들어준 것은 아니지만 민원인의 하소연을 들어줌으로써 마음의 응어리를 풀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5일 첫 출근날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배웅하면서 두 사람은 신혼부부와 같은 달달함을 보여줌으로서 국민들로부터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초등학교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초등학생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고, 악수를 하며, 사인을 해주는 등 ‘초통령’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처럼 파격적인 소통 행보로 인해 자연스럽게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비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 동안 취임식과 취임 축하를 위해 내한한 외빈들과 함께 만찬을 하고,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것이 전부였다. 나머지 일정은 청와대 관저에서 정국을 구상하는 것 이외에는 없었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적인 소통은 그야말로 국민에게는 깜짝 놀라게 만드는 행보였다.

인사 역시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우선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는 그야말로 신의 한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낙연 내정자는 전남도지사를 역임하면서 국민의당 의원들과 상당한 친분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유한국당 등 다른 야당들과도 소통을 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낙연 내정자를 내정함으로써 호남 홀대론을 종식시켰으며, 여야의 협치를 강조하게 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낙연 내정자는 인사청문회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정수석에 조국 서울대 교수를 발탁한 것도 파격적이다. 통상적으로 민정수석은 검찰 출신 인사를 앉혔다. 그것은 검찰을 틀어쥐고 사정정국을 만들어 공직기강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검찰 출신을 앉힘으로써 사정정국을 만들어 공직기강을 확보하는 등을 하지 않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졌다.

뿐만 아니라 검찰 개혁도 함께 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조국 민정수석이 평상시 검찰 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점을 비쳐볼 때 조국 수석을 발탁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여성 최초로 조현옥 전 여성가족정책실장을 인사수석에 앉힌 것도 파격적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어 가장 파격적인 인사는 이정도 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을 총무비서관에 발탁한 것이다.

총무비서관은 청와대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주로 대통령의 측근을 앉혔다. 그 이유는 대통령의 사생활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대통령의 비자금까지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총무비서관에 자신의 최측근을 앉혔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최측근이 아니라 관료를 총무비서관에 앉힌 것이다. 이는 청와대 살림살이를 주먹구구식으로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잇달아 백의종군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양정철·이호철 전 청와대 비서관, 최재성 전 의원 등 핵심 측근이 자신의 역할을 끝났다면서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들의 백의종군 선언으로 인해 새로운 인물이 청와대나 내각에 앉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 탕평 인사가 된 것이다.

정책 행보 역시 파격적이었다. 취임 첫날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제1호 업무시지로 결정했다. 또한 5.18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국정교과서 폐기, 세월호 참사 때 희생된 기간제 교사 2명의 순직 인정 지시, 미세먼지 감축 위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6월 한 달 간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을 하기로 한 것 등이 파격적이다.

여기에 외교·안보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외교가 일시적인 중단이 됐다. 그런데 취임하자마자 미국·중국·일본·인도·호주·영국·독일·러시아 정상들과 잇달아 전화통화를 했다.

또한 4강에 외교 특사를 보내기도 하고, 6월 말에는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전화 통화 이후 사드 배치로 인한 경제보복이 점차 옅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함으로써 안보 분야에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 동안 상당히 많은 일을 했다. 그리고 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4년에 맞먹는 일을 했다는 우스개 농담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에게 결코 꽃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야당의 견제가 점차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16일 원내정책회의에서 “지난 일주일간 새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은 유감스럽게도 일방적 지시와 독주의 연속이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몇 호 지시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중요한 정책을 발표하는 것이 대단히 의아스럽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선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에게 보여주기식 행보만 하고 있다”면서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지만 해서는 안 될 일을 할 때는 국민의당이 앞장서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야당들의 견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 대표적인 시험대가 이낙연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이다. 오는 24~25일 예정된 이낙연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여야 협치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야당들은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들 입장에서는 의도적 발목잡기와 송곳 검증 사이에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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