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각 대선 후보 캠프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5.9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22일 동안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곳곳에 선거벽보가 붙기 시작했다. 등록한 후보만 해도 15명으로 역대 최다이기 때문에 상당히 긴 선거벽보가 붙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선거벽보만 보면 그 후보의 선거전략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선거전략을 고스란히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나라를 나라답게-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선거벽보는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을 내세웠다. 이는 정권교체 및 적폐세력 청산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문재인 후보는 꾸준하게 정권교체 및 적폐세력 청산을 외쳐왔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구속되면서 정권교체의 프레임이 약화됐다. 더욱이 보수정당의 후보들이 약체의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더 이상 정권교체 및 적폐세력 청산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것은 모험이 됐다. 이런 이유로 ‘나라를 나라답게’라고 표현함으로써 정권교체 및 적폐세력 청산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든든한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통해 지난 2012년 대선 이후 4년을 준비한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키겠습니다 자유대한민국-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지키겠습니다 자유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안보’를 중시하는 대통령이라는 점에 방점을 두고 있다. 보수정당이 안보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이를 강조함으로써 보수층의 유권자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보수층 유권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및 구속으로 인해 갈 곳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다. 이를 잡아야 하는 것이 바로 홍준표 후보의 숙제이다. 특히 보수영남 표심을 얻어야 하는 것이 홍준표 후보의 숙제이고, 그 숙제가 이번 선거벽보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당당한 서민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서민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이 들어가있다.

국민이 이긴다-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벽보는 이번 대선에서 가장 핫이슈가 됐다. 왜냐하면 ‘국민의당’이라는 이름이 빠졌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당명이 빠진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국민의당 당명을 없앰으로써 얻는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가 계속해서 한자리 숫자의 지지율을 보이다가 최근 몇 주 동안 지지율 급상승을 하면서 문재인 후보와 양강 구도를 이루게 됐다. 이는 그동안 갈 곳을 잃었던 수많은 보수층이 이제는 안철수 후보에게 안착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보수층이 안철수 후보에게는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지만 국민의당은 비토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이 보수층이 영남 표심이라는 점을 살펴보면 호남 정당으로 인식되는 국민의당을 전면으로 내세우게 되면 안철수 후보에게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결국 선거벽보에서 국민의당이라는 당명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수의 새 희망-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선거벽보의 구호는 확연하다. ‘보수의 새희망’이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및 구속 이후 합리적 보수층이 갈 곳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은 당연하다고 여기면서도 진보정권의 출현을 거부하는 합리적 보수층이 자신에게 돌아오게 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 때문에 자신을 보수의 새희망으로 표현함으로써 합리적 보수층이 되돌아오기를 기대하는 유승민 후보의 희망이 담겨져 있다.

그것이 표현되는 것이 바로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이다. 그만한 능력을 보여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정의당 심상정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진보정당 대선 후보 답게 ‘노동이 당당한 나라’라고 표현을 했다. 하지만 기존 선거벽보와 차이를 보이는 것은 ‘내 삶을 바꾸는 대통령’이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통상적으로 진보정당의 구호는 다소 과격성을 띄워왔다. 하지만 이번 심상정 후보의 선거벽보는 그야말로 생활밀착형으로 바뀌었다. 이것은 이제 진보정당이 ‘이념’ 등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서민의 삶 속에 들어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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