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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칼럼] 대선과 다문화 정책박성호 / 동덕여대 교수
사진출쳐= 청와대 홈페이지

조기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연일 대선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각자가 지지하는 후보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를 예상하며, 또 급변하는 지지율을 두고 지지후보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며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용광로 정책이니 샐러드볼 정책이니 하는 이야기가 연정에 대한 주장으로 제시되더니 이젠 선대위 꾸미는 데까지 그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용광로니 샐러드볼이니 하는 것은 다문화국가들의 다문화정책을 설명하는데 쓰이고 있는 개념들이다.

용광로정책이란 다양한 인종과 민족을 용광로에 녹여 하나의 새로운 동질 문화를 형성하려는 정책이다. 즉, 문화적 배경이 서로 다른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그 사회의 주류 문화에 동화되어 주류집단 구성원과 같이 전환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미국이 과거 사용하였던 동화주의 정책의 이름이다. 1908년 외국인 이민자의 미국이민 생활을 주제로 한 러시아출신 극작가 쟁윌(Israel Zangwill)의 연극 멜팅포트(Melting pot)에서 유래된 말이다.

용광로정책은 강력한 주류문화로의 동화를 내용으로 하고 있어 많은 반발을 살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미국의 많은 흑백 갈등과 소수민족의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해서 미국은 용광로정책을 포기하였다.

샐러드 볼 정책은 각 집단은 그 나름의 가치관과 문화적 전통을 지니고 있으므로 다양한 각 집단의 문화를 인정하고 끌어안을 수 있을 때 그 사회 역시 발전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캐나다의 다문화주의를 일컫는 말이다. 연정이 서로 다른 집단과의 연합이란 점을 생각한다면 연정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각자의 입장과 가치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샐러드 볼이 연정의 원리에 부합하는 용어일 것이다.

앞으로 정당 간에 얼마나 더 이합집산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20대 국회의 의석 분포를 보면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해도 여소야대 형국으로 새 정권의 정책추진에 제약이 많아진다. 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또한 지금 전직대통령의 탄핵과 그 과정에서 불거져 나오는 사건 사고들은 보수를 자처하던 사람들의 입장을 심히 난처하게 만들었다. 보수를 자처하며 전체 국민의 심정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자행하는 일부 친박 인사들의 행위로 보수표들은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고 보수 표 중 상당수가 야당 모 후보를 지지하는 표로 되었다는 게 언론의 설명이다.

이러다가 자칫 보수는 그야말로 적폐가 되어 청산의 대상이 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사회는 진보와 보수 양측의 견해가 다 필요하다. 이들이 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은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시켜 새로운 국가를 만드는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 때문에 이번 선거를 두고 가장 많이 들리는 이야기가 국민통합과 적폐청산이다. 그러나 적폐청산을 강조하다보면 국민통합이 흔들리고 국민통합을 강조하다보면 적폐의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을 확률이 있다. 과거와 같은 불공정, 부정부패, 불평등이 온존하는 것을 원하는 국민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를 기회로 편가르기에 몰두하여 새로운 적폐가 탄생되는 것을 원하는 국민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각 후보는 어떻게 국민통합과 적폐청산이라는 가치를 조화시킬지에 대해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정치는 주장을 순화시키고 생각의 차이를 좁히도록 노력하여 국민의 통합을 이워내야 한다. 진보·보수 간의 갈등과 국민의 분열에 편승하여 이를 득표 전략으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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