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어기선 기자] 국내 편의점 시장은 이제 20조원으로 성장했다. 이는 5년 만에 시장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조 4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7조 2천억원)보다 18.6% 늘어난 수치다.

편의점은 지난 1989년 세븐일레븐 국내 1호점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문을 연지 22년 만인 2011년 10조원을 넘어섰고, 5년 만에 20조원 대에 진입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말 전국 편의점 수도 3만2,611개를 기록해 전년(2만8,994개)보다 12.5% 늘어났다.

2014년 7.8%에 그쳤던 편의점 시장 성장률은 2015년 24.6%로 크게 뛰었다. 전년에는 못 미치지만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203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매출이 증가하게 된 것은 1인 가구 증가와 고령인구 증가로 단순히 식음료와 생필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술과 안주를 비롯해 끼니를 해결하는 ‘식생활’ 공간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본지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에는 주로 식음료와 생필품이 매출 상위 순위를 차지했는데 지난해에는 도시락이나 원두커피 등이 매출 순위 상위권을 달렸다.

지난해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도시락과 원두커피(Cafe25) 매출은 전년 대비 각 174.6%, 268.4%로 역대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GS리테일 제공 자료

도시락은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매출의 순위권에도 들어가지 않았던 품목이다. 하지만 식당의 밥값이 매년 오르면서 오히려 편의점에서 구입한 도시락으로 한끼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편의점 도시락을 찾은 것으로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카페에서 구입해서 마시는 원두커피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 커피를 찾기 시작했다. 이에 실제로 GS리테일이 지난 2015년 말 론칭한 Cafe25가 11개월만에 2천만잔을 돌파하는 등의 기록을 보였다.

GS25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품목은 ‘유어스얼음컵’이다. 이는 아무래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여름의 길이가 길어지고 상대적으로 봄·가을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아이스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레쓰비마일드, 츄파춥스200과 같은 품목은 지난 2011년에는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베스트 10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즉, 소비자들이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음료를 마시면서도 고급 음료를 찾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편의점에서는 음주가 금지돼 있지만 지난 2011년에 소주와 맥주 등 주류 품목이 하위권을 기록했다면 지난해에는 소주와 맥주 등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혼밥에 이어 혼술이 유행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혼술족을 다루는 드라마가 방영될 정도로 혼술족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이런 뜨거운 관심 때문에 편의점에서 소주와 맥주의 매출이 증가했고, 판매 순위 상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편의점이 단순히 식음료와 생필품을 구매하는 공간에서 이제는 식생활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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